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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정보

출산 후기(제왕절개, 산후 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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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산후 혈종 후기

조금 어려웠던 출산 후기 (제왕절개, 산후 혈종)

 

개인적인 기록의 이유도 있지만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고자 출산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왕 절개 출산 후 16cm 정도의 혈종 제거 수술에 대한 후기입니다.

 


임신 39주 6일 차 저녁 11시 50분쯤 자기 전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나오는데

갑자기 무언가가 왈칵 쏟아졌어요.

소변과 다르게 괄약근에 힘을 줘도 의지와 상관없이 나오더라고요.

병원에 전화해 보니 주수가 되었으니 양수가 맞는 것 같다고 해서 

짐을 챙겨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양수가 맞는 걸 확인하고 분만실에 누워 진통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양수가 터지면 진통이 빠르게 온다고 했지만 새벽 4시가 다돼서야 진통이 시작됐고

진통이 올 때마다 큰 고통 + 숨 가쁨 + 혈압상승으로 인해 머리가 터질 것 같이 아프더라고요.

혈압측정과 채혈 결과 임신중독증인 것 같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임신기간 내내 아무 이벤트도 없었는데 출산하러 가서 임신중독증 판정을 받으니

당황스럽더라고요. 

임신중독증 상태에서 자연분만을 시도하게 되면 출혈이 쉽게 안 멎고 현재 혈압도 높아

산모가 위험하기 제왕절개를 권유하셔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왕절개 수술 후, 회복실에서 몸이 괜찮아지는 걸 확인하고 입원실로 올라갔는데

혈압이 떨어지지 않고 피가 멈추지 않아 다시 회복실로 내려왔습니다.

피가 너무 빠지다 보니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더라고요.

급하게 수혈을 했고 그 이후로도 이틀 정도 더 수혈을 했었어요.

 

10시간가량의 진통 + 제왕절개를 하다 보니 회음부와 제왕절개 수술 부위가 

심하게 부어있고 커다란 멍과 함께 단단한 것도 만져지더라고요.

입원기간 내내 고열에 시달렸고 진통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이어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왕절개 하신 분들 모두에게 있는 증상인 줄 알았어요.

 

조리원에 가기 전 산부인과 검진을 했는데 몸 안에 혈종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크기가 16cm로 많이 크다 보니 염증을 몸이 흡수하면서 열이 나는 것 같다고요..

일단 자연 흡수를 조금 기다려 보기로 하고 조리원으로 옮겨갔습니다.

 

사진 첨부할게요!

 

산후 혈종
저 멍든 부위가 딱딱하고 뜨겁고    아팠어요..

 

조리원에서는 옆에서 내내 함께 도와주던 남편이 없이 거동하려니

침대에서 내려오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염증 때문에 회복이 더뎠던 거 같아요..

산부인과에서 처방해준 약과 타이레놀을 함께 먹으며 통증을 버텼습니다.

 

조리원에서는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데 열 이난 다고 수유실에 못 들어오게 하더라고요

모자동실도 안 하는 조리원이다 보니 아이와 생이별당한 기분이었습니다.

아픈 건 둘째치고 아이 얼굴도 못 보니 너무 서럽더라고요..

 

이대로 조리원을 퇴소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하다가 코로나 검사를 하고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조리원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 여기서 내 몸은 추스르고 나가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좀 더 남기로 했어요.

 

하지만 퇴소 전까지 붓기는 나아질 생각도 없고 열도 떨어지지를 않고

통증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임신 후 쪘던 13kg가 일주일 만에 빠졌더라고요..

 

그때부터 인터넷에 폭풍 검색을 하기 시작했어요..

찾아보니 이런 경우가 흔한 경우는 아니더라고요

후기를 봐도 혈종이 2~3cm 정도 되고 많이 커도 10cm 내외길래 

제 몸안에 있는 혈종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8cm 이상 넘어가면 수술부위를 다시 열어서 혈종을 제거하기도 하고

주삿바늘로 피를 빼내는데 한 달 이상 걸리기도 하고 자연흡수를 기다리려면

1년이 넘게 걸린다는 글을 보고 정말 망연자실...

이 고통이 오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12일의 조리원 생활이 지나고 퇴소 전 마지막 산부인과 검진을 받을 때

선생님이 아무래도 피를 빼내는 시술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개복하진 않지만 수술부위 위를 조금 절개해서 피를 빼내는 게 좋겠다고요

다시 수술대 위에 눕는 게 너무 겁났지만 조금이라도 호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약 2~3cm 절개 후 피를 빼내고 그 위쪽으로 1cm 추가 절개 후 호스를 삽입해

피주머니를 이틀 정도 차고 있었습니다.

그 덕에 조리원 퇴소 후 다시 입원을 했어요 ㅎㅎ

 

시술 후에는 바로 멍도 많이 빠지고 배에 딱딱한 부위도 부드러워졌습니다.

진작 하지 않은 게 후회되더라고요..

 

현재 수술 후 2개월이 넘은 지금은 몸이 거의 회복됐습니다.

입원 6박 7일

조리원 12박 13일

재입원 2박 3일 

20일의 걸친 힘든 출산이었네요 ㅜㅜ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ㅎㅎ

 

혹시나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께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 됐으면 좋겠어요

시술받는 것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의사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 후

자연흡수보다는 피를 빼내시는 걸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자연흡수로 1년간 고생했을 생각 하면 아이 키우면서 엄두도 안나는 일이네요.

출산이 정말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크게 느끼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출산 전인 산모도 출산 후에 어려움을 겼고 계신 산모도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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